'19년 만의 KS' 무게에 짓눌렸나…볼넷에 실수로 자멸한 한화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06년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선수들은 1차전이 주는 무게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한화는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서 2-8로 완패했다.

6회까지 안타 7개를 맞고도 2점만 내준 LG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와 4⅓이닝에 안타 4개를 허용하고도 4실점 한 한화 선발 문동주의 차이는 볼넷에서 나왔다.

앤더스가 볼넷 없이 정면 대결을 벌였다면, 문동주는 제구가 흔들린 탓인지 볼넷 3개를 허용했다.

1회 2실점 과정에서도 볼넷이 화근이었다.

선두 타자 홍창기를 볼넷으로 내보내고, 계속된 1사 1, 2루에서는 폭투로 추가 진루를 허용한 뒤 김현수를 땅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선취점을 내주고 문보경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한화 처지에서 더 아쉬운 장면은 6회말에 나왔다.

6회초 2점을 뽑아 2-4로 추격한 한화는 6회말 등판한 신인 정우주가 1사 후 구본혁을 볼넷, 박해민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위기를 자초했다.

정우주를 구원 등판한 조동욱마저 볼넷을 허용, 한화는 안타를 하나도 안 내주고도 만루에 몰렸다.

1사 만루에서 바통을 받은 박상원은 신민재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2사 후 김현수와 문보경에게도 1타점 적시타를 연달아 내줘 2-8로 점수가 벌어지고 말았다.

사실상 1차전 승패가 갈린 승부처다.

수비에서도 집중력이 아쉬웠다.

한화가 2-6으로 끌려가던 6회말 2사 1, 2루 김현수의 좌익수 앞 안타 때 LG 2루 주자 홍창기는 3루를 돌아 홈으로 달려가다가 넘어졌다.

한화 3루수 노시환이 홈에 던졌다면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보지 못한 탓인지 송구를 포기했고, 추가 2실점의 발단이 됐다.

노시환은 앞선 5회 1사 3루에서는 홈에 악송구 실책으로 추가 실점 빌미를 줬다.

한화 벤치의 과감하지 못했던 선택도 눈에 띈다.

한화가 0-2로 끌려가던 5회초 최인호가 2루타를 치고 나가자 한화 벤치는 최재훈에게 번트를 지시했다.

2점 끌려가는 팀이 경기 중반 무사 2루에서 희생 번트를 선택한 의미는 1점을 어떻게든 뽑아 상대를 압박하겠다는 의미다.

경기에 앞서 "타선에 신경 쓴 타순이다. 주자가 나가면 교체하겠다. 점수가 나와야 의미가 있다"고 예고했던 김경문 감독은 이도윤 타석에서 대타를 쓰지 않았다.

결과론이지만, 이도윤은 전진 수비하고 있던 2루수 앞으로 향하는 내야 땅볼로 타점을 만들지 못했다.

또한 그 순간 홈으로 뛰지 않고 3루에 머무른 주자 최인호의 선택도 아쉬웠다.

LG 2루수 신민재가 넘어지면서 타구를 잡았기에 타구음이 들린 순간 달리기 시작했다면 득점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는 벤치에서 미리 '타격 순간 바로 달리라'는 등 명확한 신호를 줘야 한다.

결국 한화는 이 기회에서 점수를 얻지 못했고, 경기 주도권도 LG에 내주고 말았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10/26 16:59 송고 2025년10월26일 16시59분 송고